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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묘한 것은 그녀들을 보낸 직후에 우리 셋이 취한 덧글 0 | 조회 199 | 2021-05-17 15:21:56
최동민  
그런데 한 가지 묘한 것은 그녀들을 보낸 직후에 우리 셋이 취한 행동이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기 텐트 속에 들어가 잠에 곯아 떨어졌는데다시 일어나 보니 벌써 해가 서편에 뉘엿거리고 있었다. 그걸로 보아 아직 하루가 절반 이상 남았는데도 우리가 그녀들을 잡지 않고 보낸 것은 질렸다기보다는 너무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젊고 건강한 우리 셋, 그러나 충분한 시간도 돈도 없어 언제나 여자에게 굶주려 있다고 할 수도 있는 우리 셋을 그지경으로 만든 그녀들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여자들이었다.농장에 나온 것이 좀 늦은 탓인지 관리인들과 용인들은 모두 일터로 나가고 늙은 박씨만 사무실에 남아 무언가를 찾고 있다가 들어서는 그를 맞았다.그리고 때로는 김광하씨처럼 나도 기묘한 논리에 빠져들곤 했다. 예를 들어, 창살 밖으로 자유롭게 나다니는 모든 인간들을 ㅂ라보면서 그들을 향해 나는 항상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거기다가 또한 나는 믿고 있다. 종자의 수백 배를 거두는 낟알의 재배나 자기 식량의 수십 배를 생산할 수 있는 노동력의 확대가 즉 그로 인한 풍요와 여가가 우리들의 일부를 이상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의 본질적인 변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순간 뜻밖의 변화가 일어났다. 사지를 풀고 늘어져 있던 그 피의자가 펄쩍 뛰듯 일어나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뒤로 물러났다.이중위는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는 황급히 일어나 양하사를 따라갔다. 그곳에는 벌써 군위관이 나와 심소위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심소위는 그새 깨어났으나 아직 정신이 잘 돌아오지 않는 듯 눈만 멀뚱거리고 있었다.그런 당신들을 우리는 모두 존경하였고, 그 말씀에 순종했다. 아침에 일어나 절하며 뵙고, 거리에서 만나면 두손 모았다. 주무실 때 절하며 물러나고, 길은 멀리서부터 읍하며 비켜 섰다.담배에 불을 붙인 감방장은 연기 한가닥 뿜지 않고 서너 모금 빨더니 김광하씨에게 넘겼다. 김광하씨도 똑같은 방법으로 몇 모금 빨고는 내게 넘겼다. 나는 두어 시간 전 면회실에서 거푸 세
여기저기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양하사와 예병장도 뛰쳐나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소란스러움은 곧 여럿의 웅성거림으로 변했다. 이중위가 의아해서 잠시 말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고 있을때 먼저 달려갔던 양하사가 헐떡이며 텐트로 돌아왔다.“아버님, 이분께서 아버님의 대나무 두 폭을 가져오셨어요.”“그런 건 아니지만. 그만 정신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내 스스로가 너무도 처참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이십 분이나 지나 있었읍니다.”한참을 기다려도 빗발은 점점 세어져이윽고 나는 함석문을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 비료 같은 것들을 쌓아 두는 그 창고는 그날따라 텅 비고 조용하였다. 혹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그 지나친 고요에 차근히 창고 안을 살펴볼 생각도 하지않고 열려진 문틈으로 쏟아지는 소낙비만 망연히 바라보았다. 지나친 방심이라기보다는 작은 벌레들처럼 스멀거이놈, 그만두지 못하겠느냐?그런데 그 일에서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은 이상한 기억의 고집이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 두 구의 시체가 훨씬 생생한 기억이 될 수도 있지만, 왠지 그에게 있어서의 6·25는 언제나 밤하늘에 어지럽게 솟아오르던 예광탄으로만 떠올랐다. 그것도 아무런 의미를 동반하지 못한, 몽롱한 유년의 기억으로서만.당하고 보니 화난다는 식으로 목청은 높았지만 상철이 녀석은 드러나게 더듬거리고 있었다.그리고는 애절한 목소리로 빌기 시작했다.전화를 바꾼 관측장교는 별로 성난 기색도 없이 이죽거렸다.“알겠소. 그렇다면 나도 돌아가야지.”“하지만 제가 알기로 그는 방향 식별할 만한지능이 없습니다. 그저 막연히 부대에서 멀리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다보니.”네 숙부의 부탁도 있고 하니 한 식객으로는 내 집에 붙여두겠다. 그러나 그 선생님이란 말은 앞으로 결코 입에 담지 말아라. 아침에 붓을 쥐기 시작하여 저녁에 자기 솜씨를 자랑하는 그런 보잘것없는 환쟁이를 나는 제자로 기른 적이 없다.초헌이 무감동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고죽의 얼굴에 일순 처량한 빛이 떠돌더니 그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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